[스크랩] Re:amur님께!
우선 전기부터 말씀드리자면 제가 있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은 하루 4-5시간 정전이었습니다.
수력이 풍부한 크라스노야르스크,이르쿠츠크등은 물론 전기공급에 어려움이 없었지만 연해주,사할린,캄차카,
등 대부분이 전력공급에 문제가 많았습니다.
석탄구매가격이 매주 달라지고 송금한 돈들이 한달동안 중간에 떠있기도 했지요.
전력회사와 석탄회사 건물이 100미터정도 거리인데 송금한 돈은 한달이나 지나야 옵니다.
이미 석탄가격은 몇배로 상승햇으니 분쟁이 생길 수 밖에요.
그리고 연해주는 칼로리가 3400-3800Kcal의 낮은 저질탄을 쓰는데 중유와 같이 연소시켜야 합니다.
중유도 제대로 공급이 안됐어요.
돈 많은 부자들은 발코니에 비상발전기를 설치했죠.
전기공급이 지역별 편차가 심해서 논쟁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전기가 항상공급되는 시립병원 옆동으로 옮겼습니다.
연해주는 가스화가 덜되어서 조리도 전기로 합니다. 그러니 블라디보스톡 시내에 양초장사가 많았습니다.
취사를 위한 가스 부스타와 일회용가스 한국에서 엄청나게 실어왔습니다.
러시아에 있는 베트남 마피아들이 이 사업을 했습니다.
가스조명기도 엄청나게 많이 사왔습니다. (창문이 푸른색으로 보이면 가스조명 켜놓은 겁니다)
제 생각에 비상경제시 필요한 물품이 러시아 사정과 약간의 차이가 있으리라 봅니다.
공산주의의 특징인 만성소비재부족이 만연했으니까요.
어쨋든 당시에 러시아는 거의 무상으로 난방을 공급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적 상품을 본적이 없어서 전자제품이 불티나게 팔렷거든요.
좋은 옷가게에는 백미터 이상 줄을 섯습니다.(한국의 그당시 논노패션 정도 수준)
이 시기의 가장큰 희생자는 연금생활자들이었습니다.
연금은 1년에 한번 오르는데 물가는 매주오르거나 심지어 물건을 사고 옆집 한국사람도 필요할것 같아서
10분후에 물어보면 2배로 오른경우도 많아요.
급여생활자들도 애로를 겫엇습니다.
그래서 지하경제가 발달하게되고 어느정도의 절도,부정을 서로 용인하는 분위기가 되더군요.
(제가 김치 담으려고 수산가공공장에 들어가서 생선염장용 나무통100리터 짜리를 굴려서 뒷문으로 나가는데 아무도 물어보지를 않더군요 , 나중에 한사람이 뭐하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손으로 목을 베는 제스쳐를하며 "꼭 필요해"
하니 저를 도와서 굴려주더군요.
하여간 그당시를 회상해보며 필수품을 리스트업 해본다면
1,뭐니뭐니해도 먹을거리 ,쌀과 채소 장류 식용유 조달방법이 제일 중요하네요
2,옷,양말,신발,속옷,특히 따뜻한 내의,스웨터,외투,코트
3,비누,샴푸,화장지,생리대,수건,장갑,담요,손 재봉틀, 수공구들,
4, 승용차가 있다면 약간의 유류저장방법
금과 술이 상당한 가치저장과 교환 매개체 역할을 했습니다
술은 러시아적 특성인것 같고요.
치안이 불안하니 모두 아파트 현관문을 목제문에서 철제의 튼튼한 문으로 덧대어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자동차를 세워 놓으면 모두 도둑 맞습니다.
튼튼한 차고나 경비가 있는 주차장이라야 합니다.
경보장치외에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운전이 불가능하게하는 시건장치도 추가로 달아야 합니다.
(좋은 사업 아이템입니다)
물론 차고 지붕을 뚫고 들어와 분해해서 차체만 앙상하게 남는경우도 많았고 트럭에 와이어 걸어서
차고문을 부수고 차를 꺼내가는경우도 많았어요.
하여간 러시아를비웃엇었는데 이것들이 아이엠에프후 한국에서 모두 일어나더군요.
(대문 고철로 떼어가기,멘홀 훔쳐고철팔아먹기,구리전선 걷어가기,노숙자,빗물 홈통 도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