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Re:생존이라는 관점에서 이번 사고를 보니 갑갑합니다.
일단 배가 넘어가는 영상으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항상 사고 사후 조사를 하면 그 전에 단편적인 근거로 추측성말이 난무하는데 정확하게 드러난 상황만으로 판단을 해야하고 자신의 시야를 덮어서 추론하는 것은 사고 원인을 밝히고 재발방지안까지 만드는데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인 상선의 경우는 모든 화물은 고박을 합니다.
선체에 단단히 붙들어 매는거죠. 그리고 출항전 화물과 선체에 관한 계산을 하여 항해에 적합한지 감항성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항해계획을 세울시에 항해중 우리배의 물에 잠긴 깊이(흘수 DRAFT)에 걸리는 수중장애물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여객선의 경우 정기항로이므로 늘 다니는 길을 다녀서 이 과정이 간략화되기도 하죠.
문제는 감항성중 제일 중요한 GM입니다. 배에는 중심이 두 개가 있습니다. 배의 무게 중심과 부력의 중심입니다.
무게중심이 부력중심보다 아래에 있어야 하고 그 수치를 GM이라고 합니다. 상선은 30cm 이상이나 통상 이것도 불안하여 1m 이상 유지합니다.
GM 수치가 높으면 배의 안정성은 좋아지지만 승선감은 떨어집니다.
빠른 롤링으로 일반인들은 멀미가 쉽게 나서 여객선의 경우 승선감을 좋게하기 위하여 이 GM을 낮게 유지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GM이 터무니 없이 낮게 설정이 되면 뉴스 영상에 나온거 처럼 배가 조금만 기울어도 무게중심이 부력중심보다 올라가서 급격하게 뒤집힙니다. 거기에다가 노출갑판에 선적해놓은 컨테이너를 봐도 고박이 안되어 그냥 한쪽으로 솔립니다.
RORO선 타입이라서 화물창에 넣은 차량들도 고박이 안되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을 하였을거고 여객선이라 현측이 넓어 90도정도 기울어진 상태를 어느정도 유지하다가 물이 차면서 다시 부심이 상승하고 무게중심이 하강하면서 배가 급격히 뒤집힌거라 봅니다.
배에 중심을 잘 잡으려고(복원력을 크게 하려고) 발라스트 탱크에 해수를 채워서 중심을 떨어뜨리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이렇게 하면 수면하 면적이 늘어나서 선체저항이 증가하고 이건 속력저하 및 연료 과다소모를 일으킵니다.
여객의 승선감 향상, 화물의 적재량증가, 연비항해등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세월호는 복원성에 문제가 있는걸로 보입니다.
GM이 잘 잡혀있는 상선의 경우 침몰시에 뒤집히는일이 없이 그냥 내려 앉기만 합니다.
선장은 이점을 알고 있어서 초기에 승객들의 이동을 방지하고자 그냥 자리를 지켜라고 방송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 이후 선박자체가 침수되면서 모든 전기가 끊어지고(BLACK OUT) 선내 방송이 안 되어 퇴선방송을 못 하였을수도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선장이 미리 대피한거만 나오지 이런 구조적인 내용은 눈에 안 띄는군요.
배에도 비행기 블랙박스처럼 VDR(VOYAGE DATA RECORDER)가 있습니다. 물론 침몰시를 가정하여 방수처리된 박스에 들어있고 선교근처에 있습니다.
이걸 찾아서 복원하면 사고 당시 상황을 좀더 알수 있겠죠.
VTS에서 관제를 하고 있었다면 당시 본선의 AIS 정보도 저장되어 있을거고 거기에 당시 속력, 침로가 기록되어 당시 급박한 변침을 하였는지 7시경부터 정선하고 있었는지 나오는데 이런 정보는 언론에 역시 안 보입니다.
전에 카페에 올린 LIFE RAFT도 선교갑판에 무수히 있었는데 침몰하면서 자동으로 펼쳐진게 안 보이면 평소 배의 안전관리 시스템도 의심해볼수가 있습니다.
LIFE RAFT는 통상 3M이상의 수심에 잠기게 되면 자동적으로 내장된 CO2 봄베가 터지면서 수면상으로 올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암초에 의해 침몰을 하였다기에는 선저가 너무 깔끔합니다. 그리고 프로펠러도.
조종성능을 좋게하기 위하여 선미를 조금 더 잠기게 하여 항해를 하는데 암초에 걸리게 되면 선미부근하고 프로펠러가 손상을 입는데 이부분이 너무 깔끔합니다.
현재 드러난 영상만으로는 급격한 변침으로 인한 선체 외방경사 > 화물 이동 >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선체 넘어짐 > 침수로 인하여 부력을 잃고 무거워진 선체 상부가 먼저 잠기면서 침몰로 진행된걸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