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중국통 cafe.chosun.com/spring
글쓴이:북경반점
한국에서 볼 때 중국시장은 한마디로 넓고 큰데다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군침이 절로 흐르는 곳이다.
그래서 우방이었던 대만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1992년 중국과 손을 잡았다.
저 인구 많은 중국에 양말 딱 한 켤레씩만 신겨도 13억 켤레라는 말이 돌 정도로 꿈에 부풀었고 그 꿈을 않고 많은 기업들이 수교이래. 불과 작년까지도 중국으로 중국으로 구름떼처럼 밀려 들어왔다.
하지만 결과는 책상에 앉아서 생각했던 단순한 숫자 놀음과는 딴판이었다.
일부 성공한 기업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실패의 쓴맛을 봐야만 했다.
당시 들어오는 기업들은 중국이 내놓은 외자유치를 위한 세금우대 정책의 혜택을 누리면서 중국으로 들어왔다.
중간 중간 이미 먼저 진출해서 쓴맛을 봤던 많은 선배 기업들이 뒤에 들어오는 기업들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었다.
중국은 언제 기존의 정책이 바뀔지 모른다.
유치할 때 다르고 일단 들어오고 나면 딴소리 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한마디로 언제 얼굴이 바뀔지 모르므로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그러나 그 중요한 말들을 귓전으로 흘려버리고 이후에도 많은 기업들이 들어왔고 각종 매스컴들도 눈치 때문인지 뭔지 그저 조용했었다.
그 흔한 사례조사만 했어도 되었을 것을........
그 기업들이 이젠 기업소득세법을 개정, 개인소득세법 강화, 각종 사회보장보험 강화 등으로 조이고 또 조임을 당하다가
아예 가공무역금지품목 확대로 많은 한국기업들이 줄줄이 폐업하고 돌아가야 할 상황에 놓였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청도의 경우는 약 30%의 기업이 보따리를 싸야만 하는 처지란다.
그리곤 10년 이상 기업을 영위하지 못한 기업들은 그동안 누렸던 세금우대 받았던 것을 모두 토해내고 가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중국은 손해 보지 않는 장사를 한 셈이다.
조령모개로 인한 손해는 중국의 속내를 예측하지 못했던 우매한 한국기업이 몽땅 뒤집어쓰게 되었다.
이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간파한 일부기업들은 일찍부터 다른 고민을 하게 된다.
저런 어려움 때문에 중국시장 개척을 포기하자니 13억 소비자가 눈에 밟힌다.
중국에 공장을 설립하지 않더라도 자기제품을 판매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하다가 생각해낸다는 것이 바로 중국의 유능한 대리상을 찾는 것이다.
그 유능한 대리상이 우리의 제품을 시원스럽게 팔아만 준다면 굳이 엄청난 투자를 할 필요가 없고 위 리스크도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렇다 바로 이런 방법이 있었구나.........
이제 방침은 분명히 정해졌다.
부랴부랴 중국 출장을 온다.
미리 손을 써서 알아본 몇몇 대리상을 만나러 오는 것이다.
그런데 첫 번째 대리상부터 일이 술술 풀린다. 허허, 이것 참.......
우리가 내놓은 샘플을 잠시 보더니 바로 이 제품에 대한 중국 총 대리권을 자기에게 달란다.
이 녀석들 꼴에 제품 보는 눈은 있어서..........흐흐흐........
이제 게임은 끝났다. 이제 파는 일만 남았다.
그렇지만 몇 군데 대리상을 더 만나기로 되어있으니 유람 겸 부담 없이 두 번째 대리상을 만난다.
근데 어럽쇼?
이 넘들도 똑같이 제품을 보자마자 몇 분 지나지 않아 중국 총 대리권을 달란다.
역시 실력 있는 대리상 넘들은 제품 보는 안목이 비스므리 하구만.......흐흐흐.........
첫 번째 대리상에선 기쁜 나머지 허둥지둥 나왔지만 이번엔 조금 자신감이 붇는다.
해서 한번 튕겨본다.
“중국 전역 총 대리까지는 좀........”
그랬더니 동북지역 총 대리만이라도 달라 아님 최소한 省 총 대리만이라도 달란다.
조급해 하기는....... 이 녀석들이 이 제품에 뿅 갔구먼.......
그 다음 또 그 다음 대리상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이거 중국에 진작 나올 걸.......조금 많이 후회된다.
한국 본사에 급히 전화를 한다.
“성공입니다. 대리상에서 우리제품보고 서로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이제 계약에 들어가는데 여기에 중국 대리상들이 많은 이익을 요구한다.
실랑이하다가 가만 생각해 보니 총 대리가 알아서 판매를 다 해준다니 영업사원도 필요 없지, 마케팅 비용, 물류비용 등등 다 필요 없는 것 같다.
해서 결정하는 것이 영업이익 혹은 세전이익 정도만 남으면 그냥 계약해 버린다.
자 이제부터 집고 넘어가자.
먼저 유능한 대리상이란 무엇인가?
예를 들어 보건식품 전문 대리상을 찾는다고 가정하자.
이미 내로라하는 여러 제품을 잘 팔고 있는 대리상을 찾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경쟁제품 잘 파는 곳을 찾을 것이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데…….
역설적으로 말해서 그렇게 잘 파는 유능한 대리상은 배가 부르다.
유능한 대리상 = 유능한 판매자(유통자) = 부자
이런 간단한 등식이 성립된다.
그리고 대리상은 물류유통 기구이지 판매전문은 아니다.
즉 물건을 해당 지역에 깔아 놓는 것 까지는 하지만 그것이 직접 판매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별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
동상이몽을 비교해 주마.
한국회사:
여러 대리상들이 입질을 하는 것을 보니 이 제품이 중국에서 먹힐 것 같다.
게다가 이 제품에 경험 많은 제대로 된 유능한 대리상을 찾았다.
그런 대리상이 중국 전역 총 대리권을 달라는 것을 보니 자신감이 있나보다. 미덥기만 하다.
이제 얼마나 많이 파느냐가 관건이다.
중국 총 대리상 :
앞서 말했듯이 우리 같은 유능한 대리상은 배가 부르다.
제품은 잘 모르겠지만 혹 잘 팔릴지 모른다는 가정 하에 일단 총 대리권을 확보한다. 만일 잘 팔리게 되면 노다지 이므로 우리로선 당연한 요구다.
그리고 기존 팔고 있는 여러 경쟁제품 옆에 나란히 진열해 놓는다.
한마디로 젓가락 하나 더 얹어 놓고 누가 더 잘 팔리나 지켜보면 된다.
경쟁제품보다 더 잘 팔려고 힘들여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
“없다. 신제품 A아님 기존의 B 팔면 되니까.......알잔냐.... 우리는 그냥도 먹고사는데.........”
그리고 안 팔리고 면적만 차지하는 귀찮은 제품은 가차 없이 구석 진열대로 옮긴다.
그래도 팔리지 않으면 창고행이면 끝이다.
중국 총 대리상의 생각이 위와 같으므로 절대로 잘 팔리지 않게 되어있다.
몇 달이 지난다.
한국회사 : 잘 팔줄 알았는데 뭐하냐?
총대리 : 니들은 물건만 맡겨놓고 뭐하냐? 광고도 안하고, 세미나나 기타 영업활동도 안하고......
한마디로 서로 상대방만 보고 앉아서 거저먹으려 했던 것이다.
위에서 계약에 대해서 언급했지만 중국 애들과 계약할 때 너무 성급했다.
계약서에 구체적인 저런 활동에 대한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또 감독했어야 했다.
설령 감독한다 해도 감독이 제대로 될 가능성은 별로 많지 않다.
마케팅 비용과 광고비용에 대한 실사를 정확히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혹 마케팅 비용을 확인했다 해도 그 넓은 지역에서의 활동의 진실성과 성실성이 어땠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화가 나서 계약을 파기하려 해도 상대방의 동의가 없다.
그래서 홀로 독자적인 중국사업도 어렵게 된다. 이미 중국지역 총 대리권을 주었으므로.......
이로 인해 저 넘의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중국사업을 아예 접어야 한다. 흑흑흑.....
물품대금요구를 하면 팔리지 않아서 줄 수 없다고 한다.
십중팔구는 신제품이라 팔리지 않는 제품은 반품을 허용하는 계약이 되어있을 것이다.
해서 반품이라도 요청하려하니 그것도 문제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반품된 제품은 다른데 팔수도 없고 팔 자격도 없다.
좀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중국 판매 총 대리권이 그들에게 있으므로…….
내 새끼지만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그런.........
그럼 다시 한국으로 가져가느냐?
운반비가 아깝다.
그냥 식식거리며 분을 삭이는 것으로 종료된다.
이렇게 총 대리상을 통해서 물건 실컷 퍼붓고 손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중국 정말 쉽지 않은 곳이라구.......
쉽게 가려다가 막혔으므로 당연히 그렇게 얘기할 것이다.
대리상은 주인이 포기한 제품 밑천도 들지 않았겠다. 땡 처리로 팔아도 판만큼 이익이다.
그래서 중국인들이 총 대리권을 요구하는 이유다.
님들의 제품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주의사항을 요약 하면 다음과 같다.
1. 총 대리상은 체질적으로 유통만 한다. 그러므로 물류만 관리는 방식으로 계약을 해야한다. 혹 판매를 겸하는 곳도 있으나 국지적이고 제한적이다.
2. 마케팅 및 광고는 한국회사가 한다.
대게의 경우 이것이 어려워서 대리상을 찾는 이유다.
하지만 이것을 그들에게 맡기면 절대로 기대만큼 열심히 하지 않는다. 결과는 위와 같다.
3. 이런 식의 계약을 하려면 절대 총 대리상에게 많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4. 절대로 중국 전 지역 총 대리권을 주지말라. 특정지역에 국한 시켜라.
절대로 전 중국을 한번에 먹을 생각하지마라.
위의 주의사항을 더 함축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거저먹을 것은 없다”
중국시장을 충분히 숙지하고 이해한 다음에 진출하라. 그리고 직접영업을 죽기 살기로 해야만 살아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지니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중국의 지속 성장을 낙관하는 20가지 이유 (0) | 2008.03.17 |
---|---|
[스크랩] 중국에서 살다보니-그럼에도 도전한다- (0) | 2008.01.23 |
[스크랩] 2008년 중국경제발전 예측보고서 (0) | 2008.01.03 |
[스크랩] "8년 된 직원은 몽땅 사표내라" (0) | 2007.12.29 |
[스크랩] [2008 년도] 중국의 법정 공휴일. (0) | 2007.12.26 |